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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 천운영 作 분석문 - 한국시문화회관 - 문예도서관 - 문예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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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예술에 대한 지식, 정보, 중요한 자료들을 편집자들이 집필해 놓은 공간입니다.

  『바늘』/ 천운영 作 분석문 
  김민구 

  1. 소설은 몇 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졌는가? 
     517문장으로 이루어졌다. 
  2. 그 중 대화문이 몇 개인가?
     26개(개별적으로는 89개의 문장.) (말줄임표 1회 포함) 
  3. 그 중 설명문이 몇 개인가? 
     270개
  4. 그 중 묘사문이 몇 개인가? 
     148개 
  5. 단락 나누기 
     문장1~19 : 거미 그림에 대한 문신을 부탁받음. 
     문장20~122 : 문신 시술의 시작과 마침 
     문장123~151 : 어머니가 현파스님을 죽였다는 내용의 전화가 걸려옴. 
     문장152~176 : 고기를 사러 마트에 감. 
     문장177~209 : 801호에 사는 남자를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남. 
     문장210~231 : 현파 스님의 미륵암에서 지내던 때를 회상. 
     문장232~298 : 전쟁기념관에 갔다가 매표소에서 801호 남자를 만나고 나옴. 진열된 무기를 보며 어머니의 살인 방식에 대해 상상함. 
     문장299~357 : 현파 스님은 노화로 죽은 것으로 결론지었다는 전화가 걸려옴. 미륵암에 가 어머니가 쓰던 바늘쌈을 가져옴. 
     문장358~402 : 되다 만 문신을 마저 끝내기 위해 한 남자가 찾아옴. ‘마산대표’에서 ㅁ자만 완성되어있는데 그 안에 호랑이를 그려줌. 
     문장403~465 : 801호 남자가 들어와 자신의 몸에 온갖 무기(武器)의 형상을 문신해달라고 부탁함. 
     문장466~508 : 어머니의 자살 소식을 들음. 미륵암에서 가져온 바늘들의 끝이 잘라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어머니가 스님을 죽인 것이 맞음을 깨달음. 
     문장509~517 : 801호 남자에게 작은 바늘을 그려줌. 작은 틈새로 거대한 우주가 빨려들어갈 것 같다고 느낌.

  6. 등장인물 분석 
  중심인물은 ‘나’라는 문신 시술사이며 작품은 1인칭 시점으로 씌어졌다. 간질을 앓았던 적이 있어 육류에 탐닉하며 문신을 시술할 때마다 흥분과 희열을 느낀다. 외모가 다소 투박하게 생겼으나 그녀의 문신은 무척 섬세하고도 아름답다. 그녀의 가족에 대해서는 엄마를 제외하고는 언급되어 있지 않으며 엄마는 미륵암의 주지승인 현파스님을 살해한 혐의를 받으나 곧 풀려난다. 그러나 엄마가 자살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주인공은 옷감에 수틀을 놓던 엄마와는 달리 인간의 연약한 육체에 수를 놓겠다는 다짐으로 문신 시술사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배경인물의 범주에는 첫 번째로 주인공의 엄마가 들어간다. 주인공의 엄마는 옷감을 만들고 바느질로 수를 놓거나 엮는 작업을 해온 사람이다. 딸(주인공)이 간질에 걸리자 낫게 할 요량으로 미륵암으로 들어가 살게 된다. 미륵암의 주지승인 현파스님이 사망하자 그녀는 자신이 죽였다며 자백하지만 불자(佛子)들의 부검 반대로 경찰은 노화에 의한 자연사로 결론짓는다. 구치소에서 풀려난 그녀는 바위에 몸을 던져 자살한다. 주인공은 바늘의 끝이 모두 고의로 잘려 있는 것을 발견하고 현파 스님이 매일 마시는 녹즙에 그것을 넣음으로써 치명적인 내상을 입혀 살해한 것을 깨닫는다. 작품의 문체로 미루어볼 때 현파 스님과는 다소 각별한 관계가 아니었겠는가 유추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801호 남자를 들 수 있다. 그는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 탓에 군대에서 성추행을 당한다. 사회에 나와서 그는 강함에 집착하여 전쟁기념관에서 매표소 직원으로 근무하는데, 주인공을 찾아와 자신을 온갖 무기로 문신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강해지지 않으면 죽는다는 극단적인 집념이 그로 하여금 반드시 강해보여야만 하는 강박을 갖게 한 듯 보인다. 그는 육체를 단련하는 방식이 아닌 그저 외형적으로, 실질적인 강함과는 아무 상관관계가 없는 문신 시술을 택하는 것으로 볼 때, 그는 자신의 처지에 대하여 비관하고 있지만 단지 타인의 시선만을 의식하는, 생각의 깊이가 협소한 캐릭터이다. 
  
  7. 소설의 주제 
  천운영의 『바늘』은 문신 시술사인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와, 그녀에게 문신 시술을 부탁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찰적인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인공은 사람의 육체에 어떤 형상을 그려넣는 것은 단순히 생계 유지의 수단이 아니라 영혼의 무늬를 그려 넣는, 무척 엄숙한 작업으로 여긴다. 이것은 문신 시술을 준비하는 과정을 무척 세밀하게 전개시킴으로써 묘사와 진술을 버무려서 설명하는 부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그에 반해 그녀에게 시술을 부탁하고 찾아오는 이들은 다들 무언가를 쟁취하거나 정복하려는, 혹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서 자신이 누군가를 지배할 수도 있는, 강력한 힘 자체로 보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섬세한 형상의 거미를 그려달라는 사람이나, 마산대표와 오광을 몸에 담아두고 싶어했던 사람이나, 온갖 전쟁의 무기로 몸을 뒤덮어달라고 부탁한 사람이나 모두 힘과 권력에 집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문신들은 그저 보기에만 화려할 뿐 실제적으로는 어떤 일을 당면했을 때 별다른 비중을 차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바늘은 다르다. 세상의 모든 문신은 바늘 끝에서 태어나는 법, 거대한 협각류나 미사일에 비하면 무척 사소한 힘의 물건이지만 모든 문신은 육체에 씌워지려면 바늘을 거쳐야 한다. 이는 무기의 형상으로 몸을 뒤덮어달라고 부탁한 801호 남자에게 작은 바늘을 그려줌으로써 힘의 근원적인 의미를 온몸으로 더하고 있는 것이다. 

  8. 플롯. 
  제시: 남자는 세상에서~보송보송한 털까지 : 거미 문신의 시술을 요청받음. 
  발전: 남자가 원하는 것은~촉수를 박는 그순간 : 심미적인 시술 과정, 문신의 상징성 부각. 
  상승: 듣고있습니까~밖으로 나온다 : 엄마의 살인 사건을 통보받음. 801호 남자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뒤로 다시 전쟁기념관에서 만남. 엄마의 살인 방식에 대해 상상함. 
  결말: 태생적인 나약함을 호소하며 무기의 문신으로 몸을 뒤덮어달라는 801호 남자의 요구에 작은 바늘을 그려주고 작은 바늘귀에 거대한 우주가 빨려들어가는 듯한 상징성 부여. 

  9. 작품 해석.
  천운영의 『바늘』은 2000년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이다. 예리한 바늘의 끝과도 같은 날카롭고도 섬세한 문체로 문신의 시술 과정을 마치 심미적이고도 엄숙하게 묘사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어느 날 문신 시술을 하는 주인공에게 거미 문신을 그려달라는 사람이 찾아온다. 시술을 끝마치고 나서 온몸의 기가 마치 거미 하나에게 모두 흡수된 듯 피로를 느끼다가 자신의 어머니가 미륵암 주지 현파스님을 살해했다는 통보를 받는다. 현파스님은 간질이 걸린 주인공과 주인공의 어머니가 병의 치유를 위해 거처하던 미륵암의 주지승이었는데, 불자들이 부검을 반대하자 경찰은 노화로 인한 자연사로 판단하고 어머니를 석방한다. 그러마트에서 고기를 사고 돌아오는 길에 엘리베이터에서 주인공은 801호에 사는 남자를 만나고 전쟁기념관에 들렀을 때 다시 재회한다. 801호 남자는 태생적인 나약함을 호소하며 자신의 몸을 무기의 문신으로 뒤덮어달라고 부탁하고, 주인공은 작은 바늘 하나를 그려준다. 그때 어머니가 자살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미륵암에서 가져온 어머니의 바늘들의 끝이 모두 부러져 있음을 알게 된다. 주인공은 어머니가 스님이 매일 마시는 녹즙에 부러진 바늘을 섞어 치명적인 내상으로 살해했다는 것을 깨달음으로써 이야기가 끝난다. 
  작품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냈던 것은 단연 초반부에서 거미 문신을 부탁한 남자에게 시술하기 위해 준비단계를 거쳐 실행에 옮기는 장면을 섬세한 묘사로 끌고나간 부분이지만, 전체적으로 드러내려고 했던 바는 ‘힘의 상징성’에 더욱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문신을 부탁하는 사람들은 작품에서 모두 세 명이 나온다. 한 명은 누군가를 꽉 잡고 놓아주지 않는―아마도 관계를 맺는 여성이겠지만―끈질긴 포획을 상징하는 거미를 부탁한 사람이고, 다른 한 명은 화투판에서 승리를 쟁취하고자 한때 그리다 만 문신을 끝맺어달라는 사람이며, 나머지 한 명은 전쟁기념관 매표소에서 일하는 801호 남자로서 곱상한 얼굴 탓에 군대에서 성추행을 당하고 외면적인 강함에 집착하여 온갖 무기의 문신으로 몸을 도배해달라는 사람이다. 이들은 모두가 지배·권력·강함을 추구하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신념을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작품의 맨 후반부에서야 비로소 가장 강한 것은 작은 바늘임에 다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바늘은 무척 사소한 물건이자 살생의 효과도 거의 없다 생각되어질 수 있으나, 주인공의 어머니가 현파스님을 살해한 방식이 바로 바늘을 이용한 것이었으므로 독자들은 그 몹시 자그마한 바늘 속에 들어있는 치명성(致命性)을 다시 한 번 깨닫고 편견을 버리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 문단에 ‘어린아이 성기 같은 얇은 틈새’는 바늘귀를 묘사하고 있다. 물론 그 틈은 작지만 적어도 문신의 세계에서는 실을 꿰고 육체에 원하는 모습을 수놓기 위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한다. 나는 『바늘』을 첫 번째로 정독하였을 때 노자(老子)의 도덕경 52장을 떠올렸다. 도덕경에서 내가 좋아하는 부분 중 한 구절인데, 견소왈명(見小曰明) 수유왈강(守柔曰强)이 바로 그것이다. 한글로 풀이하면 ‘작은 것을 보는 걸 밝다고 하고, 부드러움을 지키는 걸 강하다 한다’라는 뜻이다. 문신의 모든 모습은 작은 바늘의 끝에서 시작되며 이 이치를 아는 사람이야말로 생각이 밝은 것이며, 부드러움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진정 강하다는 말은 남보다 강해보이는 것이 진정 강한 것이 아니라 나약하고 부드러운 내면이 바로 진정한 의미로서 강하다는 의미가 아닐 것인가. 
  작품을 통해 말하려는 바는 힘의 이중성이 아니다. 서로 다른 모습으로서의 힘이 아니라 진정한 힘의 의미를 문신 시술과 바늘이라는 요소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전반적인 문체 역시 바늘의 끝처럼 나의 살갗을 찔러 들어오는 듯하다. 강하다고 믿어지는 무기들은 사용되어질 때 어느 정도의 망설임을 수반하지만, 주인공의 바늘이 육체에 가 닿는 과정은 몹시 과감하다. 물러서지 않고 한 점을 향해 찌름으로써 한 편의 걸작을 만들어낸다. 수놓고자 하는 모든 것을 만들 수 있으므로 바늘이야말로 모든 힘의 근원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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