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황지우 - 한국시문화회관 - 시인사전

Top 영역 건너뛰기
Top 영역 끝
본문 시작

시인사전

시인사전

시인(문인)사진, 연보, 이력, 간단한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공간입니다.
제목

황지우

약력

(1952- ) 전남 해남 출생. 서울대 미학과․서강대 대학원 철학과 졸업.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연혁(沿革)」 가작으로 당선되고, 1980년 『문학과지성』에 「대답 없는 날들을 위하여」 등을 발표하면서 등단. 『시와 경제』 동인. 제3회 김수영 문학상(1983년), 현대문학상(1991년), 소월시문학상 수상. 『외국문학』, 『세계의 문학』 주간. 한신대 문예창작과 교수.

역사적 상황의 억압 때문에 뒤틀린 내면의 복잡함을 다양하고 낯선 실험적 형식으로 드러내면서 경직된 인식의 전복, 권위의 파괴, 그리고 진정한 가치의 정립을 지향하고 있다.

작품세계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해설: 이희중]

시인은 일상의 사소한 켜에도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래지 않은 옛날,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은 영화관에서 돈을 내고 영화를 보기 전에 모두 일어나 애국가를 들어야 했다. 일어나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아무도 안 그럴 수 없었다. 그래야 하는 것으로 알았다. 세월이 지나면 증인이 없어질 테니, 후손들이 이 시를 제대로 이해하게 하기 위해서 주석이 필요한 시기가 반드시 올 것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주석을 더 단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벨이 울리고 굵은 목소리로 `곧 애국가가 시작됩니다. 모두 일어서 주십시오'라고 방송된다. 애국가를 연주하는 동안, 이 땅의 보기 좋은 모습은 모조리 은막에 영사되었다. 설악산 단풍, 서울의 삼일고가도로, 동해안의 해돋이, 한려수도, 을숙도의 철새군, 한라산 백록담, 운동장 광경, 제철소 광경 등등. 연주가 끝나면 사람들은 그제사 앉아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시인은 그 수많은 보기 좋은 광경 가운데 을숙도의 철새떼가 창공으로 날아오르는 광경을 주목하였다. 기억하건대, 그 장면은 후렴의 장엄한 마무리를 장식하고 있었다. 시인은 그것이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가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을 부럽게 여긴다. `우리도 우리들끼리'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 세상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하는 소망은 1980년대 우리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환기하면서 그에 대한 시인의 환멸과 소망을 잘 보여준다. 지상을 이륙하여 장대하게 날아오르는 철새떼와 대조적으로 `우리'는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언젠가 장대하게 이륙하기 위해서 우선 `우리'에게는 할 일이 많았다. 무작정 떠나버릴 수 없는 곳에 1980년대를 살았던 젊은이들, 젊은 시인의 짐이 있었던 것이다.

이 시는 풍자의 기조를 유지한 채, 적절히 당대적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젊은이의 애환을 포섭하였다. 현실을 약간 비껴선 풍자의 눈길은 현실의 왜곡된 구조를 선연히 밝혀내는 데 도움이 된다. 1980년대 우리 시에서 이 시, 또는 이 시로 대표되는 황지우의 시적 태도는 뚜렷한 성취를 남겼다.

목록

문서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