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단의 최고령 시인이시자 평생 8,000여 편(시집 39권, 산문집 25권)의 시를 남기신 황금찬 선생님께서 4월 8일에 더 깊은 시의 세계로 떠나셨습니다.(향년 99세) 선생님께서는 삼일운동이 일어나기 한 해 전에 태어나셔서 동성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으셨고, 초동교회에서 오랫동안 장로로 계시며 신앙 활동을 해오셨습니다. 백수를 다하신 선생님이시지만 이번이 마지막 만남이라는 사실은 시를 전공하고 연구하는 제게도 무척 아쉽고 슬픈 일이었습니다.
저는 영결식(한국문학인장) 전 새벽에 영전에 다녀왔습니다. 상주께 선생님 생전에 혜화동 한국시문화회관에 많이 다녀가셨는데 갑작스러운 비보를 받고 찾아왔다고 하자 무척이나 반갑게 저를 대해주셨습니다. 선친께서 혜화동에 가셨던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고 하셨어요.





영결식은 4월 11일 08시 30분에 성모병원에서 한국문학인장으로 치러졌고,
발인 후 초동교회 묘원에 안장한다고 합니다.
자정이 지난 시각이라 문상객들이 얼마 없을 때 조용히 다녀왔습니다.
선생님의 손자 분들께서
할아버님을 아시는 분이 다들 연로하신 분들이 많았는데 젊은 시인이 온 것을
얼마 보지 못했다고 그러시며 인사를 오래 나누었습니다.
삼가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촛불
황금찬
촛불을 켜면
그 촛불 한 자리만한
크기의 어두움은
조용히 물러가고
그 어두움이 물러간 자리엔
광명이 찬다
그 음성이 내 마음에 오면
내 마음의 어두움을
밝혀주는 것은 촛불이 아니다
그것은 조용한 음성이다
어두움이 물러간 자리에
광명이 오듯
그렇게 마음이 밝아지는 것이다
어두운 세상에
내 마음 밝혀주는 것은
오직 그의 음성뿐이다
그의 음성으로
내 마음에 촛불을 켜고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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