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鹽井)
-김경민
오래전엔 바다였다고 한다 산속 동굴에서
스물 네 살의 티벳 아가씨 자시용종은
통나무 계단으로 소금물을 길어올린다
산꼭대기 바람밭, 햇살이 물기를 걷어가고
흰 매화꽃의 소금은
다시 구름이 되거나 멀리 12월의 서울에서
시를 쓰는 남자의 첫눈으로 내린다
물통을 진 여자들이 산으로 산으로
눈부신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되고
*마하바라트의 노래를 야크에 실은 사내들이
낭떠러지 위를 걷고 있다 그 품에 안기면
영원히 썩지 않으리라 동굴 속에서 지금
소금물 지게를 진 딸아이가 노래 부르고
아내는 북엇국에 간을 맞춘다 베란다 밖에는
자시용종이 날리는 눈발들의 천년염정
가난한 남자들은 12월의 건널목을 막 건너고
]
*마하바라트 : 티벳의 아주 오래전의 세상. 에베레스트산이 생겼다고도 하고
일처 다부제의 세상이었다고도 함.
문학나무 2018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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