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月祭
어지러이 黃砂바람 부는
四月의 끝.
미처 다 계절의 門 열지 못한
뜨락엔
낙혼하는 철쭉 붉은 꽃잎더미
火印처럼 찍혀 있다.
절망이 깊어질수록
눈 감지 않아도
먼지와 바람은 더듬거리며
낯선 세상 찾아나서게 한다.
아직도 내 안에서
사막 그리던 낙타의 마른 꿈으로
쓰러져 울며
홀로 걸어서
걸어서 가야만 하는
쓸쓸한 山河
막막한 그의 운명과 만난다.
잘린 허리의 고통, 혹은
아픔을
그는 생명처럼 잔등 떠메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갈증의 時代에.
미친 듯 들쑤시던
四月 바람은
昏迷한 봄의 영혼 깨어나게 하고
아, 눈물밖에 지을 수 없어라.
부르르 부르르 타면서
숯이 되고 있는
내 존재의 自由.
未完의 日誌에도 남기질 못할
허무의 시계밥 조이면서
四月에 침몰하는
꿈이여.
외등
마음의 빈 뜨락에 불을 밝힌다.
환하게 밝아오는 우주의 공간
영혼도 낮게 낮게
가라앉는다.
홀로만 열어보이는
빛나는 창과 마주서서
묻는다. 너는 누구냐고 물으면서
적막 불빛 흔든다.
엉겅퀴 뿌리
잠든 지층 더듬어가고
심장 활활 타는 시간 곁에서
홀로 마시는 뜨거운 피.
잠 못 이루는 눈빛들만
어둠 곳곳에다 수은으로 묻어간다.
막다른 길모퉁이에서
나의 아픔 환히 드러나
빈 영혼 뜰 불태우는
외로운 꽃나무로 섰다.
생명 확인 -복사를 하며-
복사기에다 대고
내 존재의 종이 한 장을 복사해 본다.
나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내 삶의 기록들이 적힌 종이 한 장을.
보이지 않는
가느단 핏줄과 숨죽인
흰 종이 위에서 꿈틀대던 활자들.
활자들은 죽어 살아 있을까.
복사기에 올려놓는다.
환히 켜진 불, 잠시
눈이 빛나면
순간 정지된 호흡으로 갇힌다.
내 생명의 분신임을 증명하는
어디 한 군데도 틀린 데 없는
신분증 종이 하나
찍혀나온다.
‘나의 삶, 나의 생명, 이상 없음.’
복사기에 떨어져내린
한 장의 생소한
내 영혼 조각을 집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