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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산을 허문다 - 한국시문화회관 - 소장도서 목록ㆍ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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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도서 목록ㆍ자료

소장도서 목록ㆍ자료

한국시문화회관 부설 <한국시집도서관>이 소장한 10000여권의 시집을 비롯한 문학 예술자료들을 분류 소장하고 있으며 방문하시는 분들은 누구든지 열람하실 수 있고 <시문화회원>들께는 외부대출도 가능합니다.

ㆍ분류방법

  1. <개인 시집> 시인명 가나다 순, 제목, 일부 시작품들
  2. <외국시집> 우리말 제목, 원어제목, 우리말 시인명, 원어 시인명, 작품 일부 소개
  3. <동인지> 동인명, 발행 호수, 동인지 제목명
  4. <합동시집> 제목, 공동저자명
  5. <문예지> 연도별, 월별 호수
  6. <소설 및 수필집>. <기타 도서> 제목과 장르
  7. <문학 예술 DVD> 제목과 감독 배우 장르 제작연도 순
제목

모래산을 허문다

  • 모래산을 허문다 - 모래산을 허문다_가영심.jpg

四月祭


어지러이 黃砂바람 부는
四月의 끝.

미처 다 계절의 門 열지 못한
뜨락엔
낙혼하는 철쭉 붉은 꽃잎더미
火印처럼 찍혀 있다.

절망이 깊어질수록
눈 감지 않아도
먼지와 바람은 더듬거리며
낯선 세상 찾아나서게 한다.

아직도 내 안에서
사막 그리던 낙타의 마른 꿈으로
쓰러져 울며
홀로 걸어서
걸어서 가야만 하는

쓸쓸한 山河
막막한 그의 운명과 만난다.

잘린 허리의 고통, 혹은 
아픔을
그는 생명처럼 잔등 떠메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갈증의 時代에.

미친 듯 들쑤시던
四月 바람은
昏迷한 봄의 영혼 깨어나게 하고
아, 눈물밖에 지을 수 없어라.

부르르 부르르 타면서
숯이 되고 있는
내 존재의 自由.

未完의 日誌에도 남기질 못할
허무의 시계밥 조이면서
四月에 침몰하는
꿈이여.

 

외등

마음의 빈 뜨락에 불을 밝힌다.

환하게 밝아오는 우주의 공간
영혼도 낮게 낮게
가라앉는다.

홀로만 열어보이는
빛나는 창과 마주서서
묻는다. 너는 누구냐고 물으면서
적막 불빛 흔든다.

엉겅퀴 뿌리
잠든 지층 더듬어가고
심장 활활 타는 시간 곁에서
홀로 마시는 뜨거운 피.

잠 못 이루는 눈빛들만
어둠 곳곳에다 수은으로 묻어간다.

막다른 길모퉁이에서
나의 아픔 환히 드러나
빈 영혼 뜰 불태우는
외로운 꽃나무로 섰다.

 

생명 확인  -복사를 하며-

복사기에다 대고
내 존재의 종이 한 장을 복사해 본다.

나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내 삶의 기록들이 적힌 종이 한 장을.

보이지 않는 
가느단 핏줄과 숨죽인
흰 종이 위에서 꿈틀대던 활자들.
활자들은 죽어 살아 있을까.

복사기에 올려놓는다.
환히 켜진 불, 잠시
눈이 빛나면
순간 정지된 호흡으로 갇힌다.

내 생명의 분신임을 증명하는
어디 한 군데도 틀린 데 없는

신분증 종이 하나
찍혀나온다.

‘나의 삶, 나의 생명, 이상 없음.’

복사기에 떨어져내린
한 장의 생소한
내 영혼 조각을 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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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은이
      정끝별
    • 발행처
      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