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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6회 문학행사의 초대손님으로 시인 김초혜 선생님을 모셨으나, 10월 22일에 종로구청의 지원으로 "마로니에 시문학축제"를 개최하게 되어, 그 축제에 오셔서 해주신 핵심적인 문학 강연으로 행사를 대신하였습니다.)
737회 꿈과 시 문학행사의 초대손님으로 소설가 서영은 선생님께서 자리해주셨습니다. 선생님은 우리 문단과 한국문학사의 거목이신 소설가 김동리 선생과 결혼하셔서 마지막을 지키신 분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선생님의 대표작으로는 <먼 그대>를 많은 애독자님들이 선택해주셨는데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가히 고행이라고 할 수 있을 법한 모욕과 멸시를 끝끝내 참아 넘기는 한 여성 주인공의 모습을 마치 모래폭풍이 불어오는 사막을 넘어서는 한 낙타처럼 묘사하기도 하셨구요.
//그녀들은 이미 확인한 바와 같이 문자는 남다른 무엇을 소유했던 게 아니었다. 그녀로선 무엇을 하든 그 일을 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한 것뿐이었다. 콩나물을 다듬든, 연탄불을 피우든, 지붕 위의 눈을 치우든. 그를 생각하노라면 어딘가 높은 곳에 등불을 걸어둔 것처럼 마음 구석구석이 따스해지고, 밝아오는 것을 느꼈다. 그 따스함과 밝은 빛이 몸 밖으로 스며나가 뺨을 물들이고, 살에 생기가 넘치게 하는 것을 그녀 자신은 오히려 깨닫지 못했다. (…) 그때 그녀 속에서 낙타 한 마리가 벌떡 몸을 일으켜 세우며 외쳤다. "고통이여, 어서 나를 찔러라. 너의 무자비한 칼날이 나를 갈가리 찢어도 나는 산다.// <먼 그대> 중
위에 인용된 부분은 대표작 <먼 그대> 중 주인공 문자가 자신이 가로지르는 고통에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끝까지 관통하려는 강인한 정신을 묘사하고 있으며, 선생님의 작품에는 이른바 우리가 괸습적으로 알고 있는 고통의 마이너스적 성격을 과감하게 전복시키고 이를 오히려 삶의 역동적인 에너지로 변화시키는 철학적 고뇌가 담겨 있습니다. 특히 저는 선생님이 우리 고유의 춤 중 하나인 <살풀이>를 배우셨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살풀이>는 망자의 한을 풀어주는 몸의 언어인데, 마음에 든 멍을 서서히 지워주고 이를 승화시키는 것이야말로 한국적 정한의 상징이 아닐까 생각하신다는 대답이 강렬하게 와 닿았습니다. 특히 선생님께서는 말씀을 차분하면서 우직(?)하게 끊어 강조하시듯 하셨기 때문에, 선생님이 생각을 말씀으로 옮기시면서 보다 정확한 전달을 위해 늘 사유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 다음 행사의 초대손님으로는 시인 김기택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