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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45회 꿈과 시 문학행사 - 시인 유홍준 선생님 - 한국시문화회관 - 꿈과 시 문학행사 - 현장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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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시 문학행사

꿈과 시 문학행사

우리문학사의 중요한 시인, 작가, 예술가 또는, 독자들이 만나고 싶은 문인, 예술가를 초대해서 그분들의 작품세계(또는 예술세계)를 조명하고, 독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생생한 문화 체험의 현장으로서 문학을 사랑하시는 분들은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2015년 9월 행사까지는 참석자 모두 무료, 10월부터는 회관 회원은 무료, 일반 참여자는 만원. 음료 및 문학행사 자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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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45회 꿈과 시 문학행사 - 시인 유홍준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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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745회 꿈과 시 문학행사 초대손님으로는 시인 유홍준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시인이고 꼭 뵙고 싶었던 분이셨는데요. 특히 제지공장에서 오래 일한 이력을 소재삼아 몇 편의 시(예컨대 <흰 종이라는 유령>)를 쓰신 게 무척 기억에 남습니다. 전 그날 숙명여대 학술대회에 참석해서 조금 늦게 왔지만 그래도 유홍준 시세계를 만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사실 시 쓰는 것이 아주 굉장한 노동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삶의 의미를 모두 통달한 뒤에야 시를 쓸 수 있고 그런 자가 시인이라고 믿지도 않습니다. 팜플렛에 인쇄된 <북천> 연작시는 제가 말 그대로 '북천'이라는 마을에서 거주하면서 보고 들은 것을 시로 옮긴 것인데, 어렸을 적부터 지금까지 시골에서 살고 있지만 점점 변화하는 풍경들, 기억 속으로 퇴적되는 이미지들을 생각하다보면 시가 어렵지 않게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지금은 볼 수 없으나 옛날(제가 어렸을 때)엔 그야말로 비일비재하고 일상화되어 있던 것들이 제게 많은 심상을 심어주었습니다." 

 

저(이 글을 쓰는 서술자)는 1980년대의 시들을 읽다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물론 황지우나 이성복, 박남철 등이 보여준 실험적이고 해체적인 작법들도 눈여겨봅니다만, 동시에 '노동'의 담론들, 그러니까 박노해, 박영근, 김정환, 채광석, 김신용 등등 자신의 노동과 시의 정경이 하나로 체화되어간 시적 주체들이 90년대 이후로는 소비자본주의 사회의 전경화 때문인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후에도 노동 담론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 기세는 분명 약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 이상 노동자 시인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들이 무엇인지 요새 생각해보곤 합니다. 

 

"사실 시 쓰는 일이 아주 어렵다고들 합니다만, 객관적으로 노동의 강도만 따지고 봤을 때 농사짓기가 훨씬 어렵고, 기대만큼 수익이 잘 나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전 오히려 농사를 짓고 돌아와 시를 쓰면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또 사실 제가 서울까지 올라오는 일은 잘 없습니다. 그냥 제가 사는 곳 중심으로 멀리 나가거나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기질 때문인지 제가 이곳 서울 종로구까지 온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랄 수 있습니다.(웃음) ('그럼 여행도 다니지 않는가?' 라는 대담자의 질문에) 전 사실 여행도 잘 다니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먼 길을 다녀와야 어떤 것이 채워진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발을 붙이고 사는 땅 주변을 보고 시를 쓰는 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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