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27일 꿈과 시 행사에서
김정란 선생님이 참석하셔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석하신 독자분 중 두 분의 후기를 선정하여 소정의 상품 증정하였으며
행사 후기란에 등재하였습니다.
6월 윤대녕 선생님을 모시고 진행하는 743회 꿈과 시 행사도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제 741회 꿈과 시 행사 후기 - 서OO
시인 김정란 선생님은 정말 시인 같은 분이셨다. 불문학은 공부하면서 프랑스 시인들만이 가지고 있는 자유롭고 독특한 시 체계를 한국에 오셔서 완성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똑같이 불문학을 전공하신 최윤 선생님과는 다른 면이 엿보였는데, 그것은 연출 방식과 상상력의 차이였다. 김정란 선생님은 똑같은 사물을 보고도 내면 심리에 깊이 천착하여 써내는 것이 있으셨다. 나는 그동안 사물의 겉면과 겉껍질을 보고 시를 써 왔는데, 선생님의 시쓰기 방식을 듣고서 문득 내가 아직 갚은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선생님만이 가지고 계신 독특한 문체가 눈길을 끌었는데, 그것을 외부의 무엇과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기억이나 생각, 혹은 흐름과 관련된 대화에 관한 것이었다. 나는 선생님의 이러한 시 쓰기 작법에 매료되었고, 또한 프랑스 시인들이 가지고 있 자유롭고 독특한 상상의 세계에 대해서도 한 번쯤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신화와 인간, 그리고 예술에 관련한 것이었다. 말 그대로 강의와 같았다. 어릴 적 재미있게 읽었던 그리스 신화 속 이야기가 새롭게 해석되고 얽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과연 신화란 전설도, 실제이야기도 아닌 그 ‘무엇’을 정의하는 것이구나 하고 느꼈다.
나에게 그것은 단순히 사람이 가진 상상력과 예술의 가치를 넘어서 사람의 문제와 삶의 가치에 대해 다룬 ‘어떤 것’이었다. 그것이 정확히 어떤 형태를 갖고 있는지 알 수 는 없었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시가 무엇이다’보다는 ‘문학이 무엇이다’에 대해 한걸음 더 다가간 것 같아 유익하고 좋은 시간이었다. 선생님의 강의는 거의 3시간 동안 빠르게 흘러갔다. 시간이 어떻게 갔을지도 모를 지경으로 나는 강의에 온전히 집중하고 있었다. 강의 후반엔 칼 융의 <인간과 상징>이라는 책을 읽는 것이 도움될 거라 말씀하셨는데, 시는 내면 탐구 과정도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국내외 저명한 심리학자들의 책을 읽는 것도 어쩌면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여기게 되었다. 팜플렛에 있던 시들은 내가 읽는 것과 선생님이 읽으시는 것에 있어서 큰 차이가 났다. 소프라노 가수가 노래하는 것 같았던 선생님의 목소리로 시를 빠르게 읽었을 때, 그제서야 시를 쓴 의도가 무엇인가를 깨닫기도 했다. 그녀의 시는 부드럽고, 고요했으며 동시에 편하게 썼다. 나의 시는 덜 깎은 잔디처럼 성기고 솔직함이 부족했다. 문장 자체가 작위적이니 읽기도 편하지는 않을 거라고. 선생님의 시를 읽으면서 반성을 하게 되었다. 나는 아직도 부족하다. 글쓰기와 시에 있어 좋은 반환점과 생각을 만들어주는 행사를 늘 주최하시고 함께 해주시는 한국시문화회관 대표 김경민 선생님과 내부 유지 및 관리를 위해 노력하시는 모든 스태프 분들에게 감사한다. 갈수록 빌딩숲들이 땅을 점령해가는 시대에 글쓰기를 할 공간과 생각을 열게 할 장소를 만나는 것은 참 쉬운 일이 아니다.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꿈과 시 문학행사는 늘 나에게 그곳에 앉아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놀라움 같고 기적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시 쓰기란 오묘한 매력이 있으면서도 큰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 같다. 인간이 인간을 탐구하는 일은 쉽지 않다. 나는 문학행사를 통해서 인간 탐구와 그 문제에 관한 길을 보려고 노력한다. 어렵다. 그러나 언젠가는 알게 되리라고, ‘제 741회 꿈과 시 문학 행사’에서 다시 한 번 깊고 확고한 의지를 마음 속에 새긴다.
제 741회 꿈과 시 행사 후기 - 김OO
저번주 토요일 시문화회관에 시인이자 비평가이신 김정란 선생님이 오셨다. 굉장히 톡톡 튀는 목소리 때문일지 아니면 흡입력 있는 이야기 때문인지 선생님의 말씀이 귀에 쏙쏙 잘 박혔다. 선생님은 굉장히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굳센 철학을 가지고 계셨다. 당신의 시가 독자들과 잘 소통이 되지 않는다며 말씀하시면서도 자신의 시를 직접 낭송하고 설명을 해 주시는 모습에서 정말로 시를 좋아하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외된, 그리고 알려지지 못한 시인들을 알 기회를 주시며 청자를 이끌어주신다. 또한 언론에 자신의 주장을 자신 있게 내세우시는 걸 보고 굉장히 자신을 믿으며 올곧게 살고 계신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이야기를 하시는 도중에 플라톤, 데카르트, 루소, 융 등 다양한 철학자나 심리학자의 이름을 거론하셨다. 학자들의 논리를 예시로 자신의 주장을 더 강하게 말씀하시는 모습이 참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루소의 ‘신은 과거도 현재도 없고 미래에도 없겠지만 신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확실히 해야 한다’라는 것이었다. 천주교를 다니고 있지만 과연 내가 신에 대해 정확히 생각한 적이 있었을까? 신에 대한 태도를 확실히 하면 김정란 선생님처럼 단단한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질의응답 시간에 시를 쓰기 위한 이미지 형성의 방법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카를 융의 ‘인간과 상징’이라는 책을 읽어보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한창 심리학에 관심이 있었을 때 그 책을 읽어보려고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양장본인 그 책은 두껍고 심지어 내용이 어렵기만 해서 포기했었다. 선생님의 조언을 들어보니 다시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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