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은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
진솔한 시어와 서정적 울림을 전해온 천양희 시인의 일곱번째 시집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 삶과 시에 대한 오랜 고민에서 찾아낸 언어들을 시인만의 문장으로 엮어냈다.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와 삶에 대한 묵상으로 가득 차 있다. 이번 시집에서는 한층 더 부드러운 말로 삶과 사람과 자연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을 그려내고, 깊어진 시선으로 생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 마음의 행로를 서정의 양식으로 풀어내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민과 무상을 시의 문법으로 새롭게 풀어내는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 북소믈리에 한마디!
철저히 자기를 홀로 세우고 보낸 혹독한 시간 속에서 시인은 자신만의 언어를 단련했다. 몇 번이고 제 자신을 가다듬으며 처절한 자기반성과 진솔한 자기고백의 언어를 그려낸 시인의 언어는 진솔함과 묵직함으로 인간의 비애와 절박함을 이야기한다.
저자소개
천양희
1942년 부산에서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대가족 속에서 자랐다.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하였으며, 초등학교 때 선생님의 한마디에 시인이 되려는 꿈을 꾸었다. 그리고 1965년 박두진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그 꿈을 이루었다. 소월시문학상, 현대문학상, 박두진문학상, 공초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문학 부문) 등을 수상했으며 지은 책으로는 시집 『마음의 수수밭』『오래된 골목』『너무 많은 입』 등과 산문집으로 『직소포에 들다』『시의 숲을 거닐다』『내일을 사는 마음에게』『나는 울지 않는 바람이다』 등이 있다.
처음 세상에 내놓은 시에는 세상에 대한 불화로 고통스러워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지만 점차 삶이 지니는 근원적 조건에 대한 치열한 탐색을 보여준다. 부모에 대한 기억, 젊은 날의 고통과 상처, 슬픈 모정 등 삶의 고통을 시로 승화시켜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는 시인이다.
[예스24 제공]
출판사 서평
삶의 바닥에서 비상하는 진실의 언어들
진솔한 시어와 서정적 울림으로 문단과 독자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온 천양희 시인의 일곱번째 시집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가 출간되었다. 6년 만에 펴낸 이번 신작시집에서 시인은 삶과 시에 대한 오랜 고민들을 털어놓는다. 때로는 고통스럽게 때로는 달관한 듯 담담하게 이어지는 시인의 문법에는 기나긴 불면의 밤과 사색의 시간을 거친 단단한 언어가 담겨 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한층 더 유연하고 부드러운 말의 힘을 보여준다. 언어 그 자체를 다루는 시인의 솜씨도 빼어날 뿐만 아니라, 이러한 시인의 손길에는 삶과 사람과 자연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더욱더 깊어진 시선으로 생을 바라보는 시인의 입김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다.
오래된 나무를 보다 진실이란 말에 / 대해 생각해본다 요즘 들어 진실이란 / 말이 진실로 좋다 정이 든다는 말이 좋은 / 것처럼 좋다 진실을 안다는 말보다 진실하게 / 산다는 말이 좋고 절망해봐야 진실한 삶을 / 안다는 말이 산에 든다는 말이 좋은 것처럼 / 좋다 나무그늘에 든 것처럼 좋다 // 나는 세상에 든 것이 좋아 / 진실을 무릎 위에 길게 뉘었다(「진실로 좋다」 부분)
이러한 시인의 따뜻한 시선은 마음의 안정과 고요에서 절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니다. 철저히 자기를 홀로 세우고 혹독하게 하는 시간, 지극한 방황과 그것을 온몸으로 다스리는 단련의 시간, 몰아치는 과거의 광풍을 직시하는 시간을 거쳐 이루어낸 것이다. 따라서 시인의 언어는 가볍게 에둘러가지 않는다. 나무의 뿌리처럼 묵직하게 또한 정직하게 독자의 마음을 파고든다.
고독이 날마다 나를 찾아온다 / 내가 그토록 고독을 사랑하사 / 고(苦)와 독(毒)을 밥처럼 먹고 옷처럼 입었더니 / 어느덧 독고인이 되었다 / 고독에 몸 바쳐 / 예순여섯번 허물이 된 내게 / 허전한 허공에다 낮술 마시게 하고 / 길게 자기고백하는 뱃고동소리 들려주네 / 때때로 나는 / 고동소리를 고통소리로 잘못 읽는다 / 모든 것은 손을 타면 닳게 마련인데 / 고독만은 그렇지가 않다 영구불변이다(「성(聖) 고독」 부분)
시인은 몇번이고 제 자신을 가다듬는다. 좋은 시란 처절한 자기반성과 진솔한 자기고백에서 나오는 것임을 제 몸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인의 시선은 가장 낮은 곳으로 간다. 높은 곳에 올라 삶을 조망하고 통찰하는 대신, 삶의 바닥으로 내려가 그곳에서부터 제 모습을 점검한다. 오직 그곳에...(하략)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