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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삶과 문학 - 김민구 - 한국시문화회관 - 문예도서관 - 문예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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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예술에 대한 지식, 정보, 중요한 자료들을 편집자들이 집필해 놓은 공간입니다.

  톨스토이의 삶과 문학 - 김민구 

 러시아의 대문호 레브 니콜레비치 톨스토이는 1828년 9월 부유한 백작가문의 자제로 태어났다. 젊은 시절의 그는 도박과 여자, 놀음 등 승부욕과 쾌락을 얻는 것에 집착했으며, 육군 장교로 입대하여 전쟁에 참전하기도 했으나 결국 중년이 되어서야 톨스토이는 이 모든 것에 환멸을 느끼고 육체보다는 영혼의 안락함을, 이성보다는 감성의 깨달음을 위해 글을 씀으로써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와 같은 불후의 명작을 탄생시킨다. 이 두 작품으로 러시아에서 큰 명성을 얻은 그는 문득 자신이 누리는 안락함과 아무 대가 없이 가문의 영지만으로 부유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큰 환멸과 허무를 갖는다. (이것을 고려대 석영중 교수는 ‘회심’이라고 표현했다.) 그 후 톨스토이는 금연과 금주를 결심하고 육체적으로 노동함으로써 하루 먹고 살 것을 마련하는, 백작인 귀족으로서가 아니라 한 명의 사람이자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파격적인 실천주의를 내세운다. 톨스토이는 기득권을 가진 자라면 자기보다 없는 사람에게 베풀어야 한다고 믿었으며 자신이 원래 갖고 있었던 권리를 포기한 채 민중의 빈곤함과 남루함을 경험하여야만 비로소 온몸으로 인생을 살아낸 것이라는 의지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그는 <참회록>에서 쉽게 얻어질 수 있는 음식으로 주린 배를 채울 수 있다면 그것이 제일 현명한 음식 섭취의 방법이지, 미각의 쾌락을 위하여 진귀한 요리를 맛보는 행위에 길들여지는 인간은 수갑과 족쇄에 묶인 처지와 다를 바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톨스토이의 저서에 감명 받은 사람들은 그의 집 주위로 모여들어 ‘톨스토이언 운동’을 벌이며 나태한 육체를 반성하고 노동을 통한 삶을 살아간다. 톨스토이는 자신이 창작을 함으로써 그로 인해 금전적 대가를 받는 것 자체도 싫어하여 저작권을 포기하는 유서를 쓰고자 하지만,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부인 소피아와 거의 매일 갈등을 빚고 결국 늦은 밤을 틈타 홀로 여행을 떠난다. 자신의 혈육 중 유일하게 자신을 인정해주는 막내딸과 합류했다가 건강이 악화되어 1910년 아스타포브라는 작은 간이역에서 숨을 거둔다. 도스토예프스키, 투르게네프와 더불어 러시아 3대 대문호로 칭송받는 인물의 만년치고는 무척 쓸쓸한 죽음이었다. 
  톨스토이의 <참회록>을 들여다보면 그가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를 쓰고 난 후 얻은 중년의 우울함이 스스로를 어떻게 옭아매었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마저 고심하게 되었는지가 고백적 어투로 표현되어 있다. <참회록>에서 그는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그리고 존재하여 어떠한 모습으로든 살아간다는 것을 더욱 심도있게 깨닫기 위하여, 점점 알 수 없는 인간의 탄생과 소멸의 역사에 대해 절망을 느낀 나머지 자살도 수백 번을 생각하며 삶을 성찰하고 반성했다. 그는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말을 항상 사유했다고 하는데, 이 말은 모든 언어적 소통이 불허되어있는 한 수도원에서 유일하게 나눌 수 있는 인사말 Memento Mori를 가리킨다. 살아 생전 수많은 부와 재산과 명성을 축적해놓아도 죽으면 결국 끝이며, 그렇다면 어째서 자신은 이러한 길을 걸어왔는가를 자문하던 톨스토이는 청교도적인 자선과 절제를 통해 회심(回心)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삶 자체를 무척 심도 있게 표현함으로써 인류의 스승이라고까지 칭송되어졌던 톨스토이의 문학적 업적과 높은 저작권료가, 아이러니하게도 그에게 육체의 부유함이란 아무 짝에도 쓸데없는 무의미한 것이라는 자각을 깨우치게 함으로써 그를 더욱 환멸과 자괴에 빠지게 했다. 그는 방탕했던 자신의 젊은 나날을 반성하며 자신의 모든 생활을 정지시킨 채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깊이 생각한다. 책을 쓰면서 소설가로서의 자기(自己)는 당연히 작품에 만족스럽게 투영되었겠으나, 종래엔 그렇게 완성한 저서들로 인하여 생겨나는 물질적·경제적인 소득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가졌다. 톨스토이는 중년의 회한을 겪고 난 후 <인생의 길>이라는 에세이집에서 결혼하지 말 것, 육체의 쾌락을 잊고 절제할 것, 죽음을 기억할 것, 이웃을 사랑하고 삶을 선하게 살아갈 것 등 절은 사람들이 자신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예비했던 것이다. 이것은 전체적으로 ‘사랑’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결집된다. 육체의 사랑이 아니라 정신의 사랑이며 어느 정도의 이상을 품은 채 자신의 노력과 수고에 합당한 대가를 받아 선한 삶을 사는 것이 톨스토이가 역설한 참된 삶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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